심층진단-장유신도시(상)계속되는 인구집중화

교통·문화공간 인구수용 한계 넘어

‘경남 부산의 교통 요충지. 삶의 질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제반 여건을 두루 갖춘 신도시.’

지난 1994년 김해시가 장유신도시 개발사업을 착수할 때부터 공공연히 홍보된 내용이다. 그러나 2001년 준공 후 8년 만에 인구 10만을 돌파했고, 올해 12만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교통 문화복지 등 각종 기반시설은 조성 당시와 크게 나아진 게 없어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주민들의 민원은 계속되고 있다.

● 교통망 부족, 출퇴근로 만성 정체

장유면의 인구가 급증하면서 주민들의 교통수요는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내·외부 교통시설 확충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해시는 장유면의 대중교통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0월 19일 장유면의 대중교통 개선안을 내놓았지만 인근 도시와 연계한 대중교통 노선은 여전히 불편하다.

특히 장유면에서 김해시청 방향으로 가는 버스는 8-1번 한 대로 배차간격이 40~45분에 달해 원활한 노선망은 여전히 역부족이다.

시외버스 정류장 또한 장유면 무계리 농협 앞 시내버스 정류장을 간이정류장으로 11년째 임시로 쓰고 있다.

인근 출퇴근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 또한 높다. 창원제2터널이 완공되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현재 하루 평균 9만여대가 통행하고 있는 장유~창원 간의 창원터널은 지옥 출퇴근길이 된 지 오래다.

율하지구 주민들이 출퇴근로로 주로 이용하고 있는 용산마을 앞 도로는 전체 도로폭이 5m가량밖에 되지 않아 좁은 데다, 롯데아울렛과 이어지는 사거리는 도로 구조와 신호체계마저 복잡해 만성적인 교통혼잡을 빚고 있다.

● 문화·교육·편의시설 부족

문화공간으로는 주로 도서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대청리의 장유문화센터가 유일하다.

지난 2002년 4월 개관한 장유문화센터는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이미 장유면 인구의 수용한계를 넘어섰다.

장유문화센터는 기존 시설을 모두 가동하고도 신규 강좌 증설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인구가 12만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제대로 규모를 갖춘 종합병원이 없는 것도 불만사항이다. 주민들은 멀리 부산이나 창원의 병원을 이용하고 있다.

20~40대의 젊은 층이 많은 장유면은 지난해 말 현재 만 5세 이하 영유아가 1만1889명으로 장유면 전체 인구의 11.5%나 차지하고 있다.

장유면에 국공립 보육시설은 지난해 2곳에서 그나마 올해 4곳이 개설돼 총 6개로 늘었지만 육아 및 교육 문제에 대한 학부모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진 못하고 있다. 특히 율하지구 율하리에 초등학교는 한 곳뿐이다. 학생들이 인근 학교로 통학하는 불편이 계속 제기됨에 따라 내년에 추가로 한 곳이 개교를 앞두고 있다.

장유주민의 행정 서비스도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행정기관은 장유면사무소와 장유출장소로 이들 기관 공무원 1인당 주민수는 무려 1280여명에 달한다.

율하신도시 아파트대표협의회 김남구 회장은 “인구가 12만명에 육박하는데 교통시설 부족뿐만 아니라 극장이나 운동시설 등 문화시설 부족에 대해 주민들의 불만은 매우 크다”며 “김해시는 장유에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단순히 아파트 단지가 늘어나는 것으로만 보고 주민들의 불만에 그때마다 궁여지책으로 대안을 내놓는 것에 그칠 뿐, 구체적인 청사진 없이 장유를 면단위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5만명 기준으로 설계된 김해시 장유면 장유문화센터./김용훈기자/ 

<경남신문 : 2009년 11월 24일 화요일>